서문
장 밥티스트 졸리 (아카데미 슐로스 솔리튜드 디렉터) 이
책은 지난 1960년대에 독일로 이주해 온 한국의 광부들과 간호사들의 사진에 관해 다루고 있다.
오늘날 루르 지방(서독 탄전, 공업지대)을 벗어나면 독일에 왔던 한국인들이 그렇게나 많으며 또
그들이 아직도 그렇게 많이 독일에서 살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독일인들은 드물다. 2002-03년
겨울, 아카데미 초청작가였던 박찬경이 그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기 전까지 적어도 나는 그러한 사실을
알지 못하였다. 그는 자신에게 밀접한 이 테마에 전시회와 책을 바치고자 하였다.
이민자들이 독일로 이주하기 위해 그들의 여권에 사용했던 작은 흑백사진들과 박찬경이 그들과의 만남에서
만들어낸 아름다운 컬러 사진 사이에는 대략 40여 년의 세월이 자리하고 있다. 새로운 나라,
놀라운 경제성장의 기적, 1960년대의 불황을 경험했던 사람들의 삶, 그들의 꿈을 현실로 이루었거나
또는 이루지 못하였을, 그 사람들의 전 생애가 루르 지방의 갱도 안에서 혹은 병원에서 지나가
버렸다. 박찬경의 사진들은 그가 주제에 대해 가지고 있는 존경과 사랑을 증거하면서 아주 친밀하면서도
조심스러운 인상을 준다.
또한 그 사진들은 마치 그 배경이나 디테일이 원래 불가능한 것처럼 연출된 효과를 낸다. 이 배경과
디테일이 바로 여기서 다루고자 하는 문제이다. 사진의 배경과 디테일은 물론이고 한국 이주민들의
삶을 결정지었던 그 배경과 디테일, 그리고 시대의 흐름과 맞물려진 유일무이한, 그리고 우연한
개개인의 운명들이 문제인 것이다. 우리는 박찬경이 들었던, 그리고 이 책에서 독자들에게 이어서
전달해 주는 이야기들을 통해서 이 사진들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것이다.
오늘날에는 시각적인 것이 우리 삶을 지배한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바와 같이 사진은 언론 출판과
커뮤니케이션에서 우세하지만 이것이 팽창해 감과 더불어 그 진정한 가치, 진술의 힘은 잃어 가고
있다. 조형예술가 박찬경은 그의 사진들이 말을 하도록 만들며, 그를 통해서 그의 한국 친구들에게
그들의 전기와 그들의 존재를 다시 되돌려 주고 있다. 그러므로 기억들과 역사와 정치를 논하고
있는 이 책 역시, 시적이면서도 동시에 정치적인 대담한 시도라고 하겠다. (번역
/ 양윤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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