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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출판사 첫 책 대표 인터뷰 눈빛 소식란



도서 출판 눈빛의 이규상(43)사장은 문학을 전공하던 중에 출판 관련 강좌를 맡은 열화당의 이기웅
사장을 만나 출판과 인연을 맺었다.

1980년대 중반 미술책 전문인 열화당에 들어가 '포토포쉐'라는 사진문고를 만들었던 경험이 사진 전문
출판사를 열게 했다. 열화당에서 앙리 카르티에-브레송과 유진 스미드, 만 레이 등의 작품집을 만지면서 사진도 강렬한 메시지를 전할 수 있다는 사실에 매료됐기 때문이다.

88년 5월 열화당을 그만두고 다시 문학을 놓고 고민하던 이규상 사장에게 미술평론가로 활동하는 정진국 씨가 새로 문을 열 출판사의 편집장을 제의해 왔다. 그것이 눈빛이었다. 이영준 계원예술대 교수가 사장 겸 편집위원을 맡고 '너에게 나를 보낸다'의 여균동 감독이 주간을 맡았다.


당시 여감독은 사진에 관심이 많아 시위현장을 바쁘게 쫓아다닐 때였다.
사회과학서적을 전문으로 내던 거름 출판사의 유대기 사장이 예술 분야
책을 내보고 싶었던 터라 눈빛이 자립할 때까지 돈을 대겠다고 나섰다.

그렇게 진용을 짜고 이듬해 89년 2월에 처음 낸 책이 프랑스의 영화감독
이자 사진 작가인 크리스 마커의 '북녘사람들'이었다. 사진으로 분단의
역사와 아픔을 담아내겠다는 뜻에 서였다. 50년대 중반 북한이 국토건설
등을 통해 전쟁의 상흔을 치유해 나가는 모습을 담은 책이었다. 정진국씨
가 프랑스 유학을 끝내고 귀국하면서 몰래 들여온 원서를 김무경 서강대
교수가 번역하고, 이규상씨와 여균동씨가 함께 교정과 편집을 맡았다.
그때 우리 사진계엔 누드나 자연 풍광으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살롱 사진 일색이었다.


그런 상황에 북한 주민들의 생활상을 고스란히 담은 흑백 사진 1백40여점은 충격적이지 않을 수 없었
다. 2천부를 찍어 5년 동안 팔다가 절판시켰으나 지금도 이 책을 찾는 사람이 있다. 그래서 이 사장은 작가와 연락이 닿으면 다시 출간할 계획이다. 80년대의 북한 바로 알기 움직임을 잘 간파한 기획이었
다.

이규상씨가 눈빛의 사장을 맡은 것은 그해 9월. 이사장은 사진집도 어엿한 출판물로 유통이 가능한 작품으로 만들겠다는 뜻을 세웠다. 그러려면 거의 전무한 독자를 새롭게 창출하는 일이 급했다. 이제 이사장의 목표는 어느 정도 달성됐다. 지금까지 눈빛에서 나온 사진 관련 서적은 1백20여종. 그 중에서 여순반란사 을 기록한 이경모의 '격동기의 현장'과 성두경의 '다시 돌아와 본 서울', 김기찬의 '골목안 풍경' 등이 널리 알려진 작품이다. 10여년 동안 베스트셀러 한 권 없이도 출판사를 꾸려 올 수 있었던 것은 눈빛이 창출해낸 독자층이 탄탄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불황이 극심하다는 지금도 이사장은 그럭 저럭 꾸려갈 만하다고 말한다.

이규상 사장은 "사진으로 우리의 역사를 쓰되 권력 중심의 역사가 아니라 이름 없는 사람들의 역사를 보여줌으로써 사회와 역사 발전에 기여하겠다던 초심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정명진 기자 | 중앙일보 2003.10.1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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