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사진가의 부활 한국사진영상학회와
현대사진연구소가 공동 주최한 「시간의 풍경-Time in Camera」전은
지금까지 익명으로 존재했던 두 사진가의 부활을 알리는 전시다. 전시에 초대된 김명철과 박영무는
역사 속에 드러난 적이 없었던 사진가다. 물론 이 두 사람의 사진가가 그야말로 세상에 처음으로
나타난, 가히 완전한 무명의 사진가라거나, 그들의 작품이 여태 단 한번도 드러난 적이 없는 미공개
작품이라는 말도 아니다. 김명철의 경우는 1978년에 작고한 이래 24년이 흐른 1992년 첫
전시에서 그의 존재와 그의 사진을 세상에 나타낸 사진가였고, 박영무의 경우는 단 한번의 전시도
갖지 못한 무명의 사진가로서 작년에 처음으로 사진을 세상에 드러낸 사진가다. 이들은 역사 속에
있었으면서도
역사 안으로 들어오지 못한 사진가였으며, 사진은 있되 작품으로서 제대로 평가 한번 받지 못한
사진가들이었다. 그렇다고 이들의 부활을 작가의 부활로 규정짓고 싶지는 않다.
오히려 그들 이상으로 그들의 사진에 더 많은 부활의 의미를 전가하고 싶다. 뿐만 아니라 이 전시가
강조하는 “익명의 존재성” 역시도 이들 사진가들의 익명성보다는 사진 속의 존재들의 익명성에 더
많은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사진가의 눈, 카메라 속의 시간
김명철과 박영무의 사진은 '익명'의 존재들이 펼친 미완의
포즈들이다. 역사의 본무대에서 벗어났거나, 역사의 프레임 밖에 있었던 존재들이 펼친 미완의 포즈들이다.
김명철의 <아름다운 삶>은 6.25동란부터 60년대 후반까지 인천과 인천근교의 작은
풍경 속에 내재한 소담한 삶의 포즈들을 보게 한다. 동란의 참혹함과 개발의 역사 앞에서도 삶의
아름다움을 잃지 않았던 그 시대 말해질 수 없었던 미완의 포즈들을 보여준다.
박영무의 <머무를 수 없는 순간들>은 6,70년대 산업사회 서울의 뒷모습을 비추고
있다. 산업화의
도도한 물결 속에서 휘몰아쳐 가는 사회의 이면과 그 뒤안길에서 살아가는 익명의 존재들이 펼친
미완의 포즈들이다. 이처럼 두 사람의 사진은 그 시절 시간풍경을 통해서 존재의 부활로 나타난다.
익명의 존재들이 사진가의 눈, 카메라 속의 시간을 통해서 부활하는 것이다.
그 모든 부활의 징표들이 시간의 풍경 속에 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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