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규태의 작업은 현재와 미래의 어느 지점이다. 싸이버
공간일 수도 있고, 그의 말을 빌리자면 놀이공간을 이리저리 옮겨다니며 유희하는 익살이기도 하다.
그의 작업 소재들은 다양하다. 몇 백배로 확대해서 내 놓은 미세공간들 이기도 하고, 몇 조배로 축소시킨
것 같은 극사실적 거짓말이기도 하다. 리얼리티의 극단적 과장은 그의 고백을 듣지 않으면 끝내 속은
줄 모르고 전시장을 나서기 일쑤이다. 그는 일관되게 문명이 질러대는 생태환경이나 생명공학의 비철학적
해석, 조소로 장난하기도 하고, 미래에 있음직한 매트릭스나 우주공간의 치기 어린 장면을 연출해 놓기도
한다. 그는 인터넷이나 핸드폰도 없이 석기시대를 활보하면서도 사이보그나 DNA 픽셀의 요술, 생체이식의
시각적 전율을 형상화하면서 아마도 희희낙락하는 것 같다. 그의 작업은 너무 다양한 소재의 관심과
욕심이 산만한 잡화상을 방불케 하지만 태생이 그런 것 같다. 그것이 그의 정체성이기도 하다.
그의 작업은 능청스러운 거짓말로, 때로는 서정성을 극단적으로
배제한 조형으로, 또는 그것의 정면거부로 나타나기도 한다. 이번 전시는 2002년 아트선재센터에서의
컴퓨터나 문구점에서 파는 레이블을 찍어 확대한 작업들과는 달리, 조금씩의 서정이 묻어있는 거짓말의
익살스러움이 있고(제1전시장), 제2전시장에는 50cm에서 1m 크기 이내의 꽃, 나뭇잎, 씨,
먼지 등의 작고 아름다운 사진들이 있다. 그의 말로는 이 사진들은 99퍼센트 거짓말 없는 스트레이트
사진들로 5-6년 전에 찍어두었던 것들이라고 한다. 이 사진들 역시 극사실의 접사촬영과 과장확대로
일관되고 있다.
‘떠도는 것들에 대하여’는 어떤 유행가의 제목인가에서
전이이식 해서 긴장을 풀었단다. 너도나도 우리 모두 떠도는 것들 중의 한 점 일터인데 그 중
어느 한 점은, 그의 거울이며 찐한 철학적 실체일 것이다.
| 신정아 (성곡미술관 수석큐레이터)
* 전시장에 가시면 눈빛에서 펴낸 황규태 사진집 [블로우업]을 보실
수 있습니다.
황 규 태
1938 충남 예산생
1963 동국대학교 정치학과 졸업
1963-65 경향 신문사 사진기자
개인전
2004 갤러리 인, 서울
2001 아트선재센터, 서울
1998 금호 미술관, 서울
1994 워커힐 미술관, 서울
1992 Nikon Salon, 도쿄
1989 문예 진흥원 미술관, 서울
1975 Shinno 갤러리, LA
1974 Pentax 갤러리, 도쿄
1973 프레스 센터, 서울
그룹전
2003-04 여섯사진작가-여섯개의 코드 읽어보기, 성곡미술관
2003 아이 유 어스, 성곡미술관
2002 한국의 색, 서울시립미술관
2001 사진 페스티발, 가나아트 센터
2001 미명의 새벽, 하우아트갤러리
2001 미술 속의 음악, 금호미술관
2000 새천년전, 서울시립미술관
2000 사진의 거짓 혹은 참, 서남미술관
1999 서울사진대전, 서울시립미술관
1998 한국사진백년, 예술의 전당
1997 우리문화유산, 성곡미술관
1997 삶의 경계, 광주비엔날레
1997 사진의 본질, 사진의 확장, 워커힐미술관
1996 사진-새로운 시각, 국립현대미술관
1995 한국미술 95 질. 양. 감, 국립현대미술관
1995 사진 오늘의 위상, 선재미술관
1994 한국 현대 사진의 흐름, 예술의 전당
1993 한국 현대 사진, 관점과 중재, 예술의 전당
1993 사진과 이미지전, 선재미술관
1970 로스앤젤레스 사진가 협회전, 자연사 박물관, 로스앤젤레스
1964 현대 사진 연구회전, 중앙 공보관
1963 5월 신인 예술상, 중앙 공보관
1963 현대사진 연구회전, 중앙 공보관